세분된 위상과 거친 위상: 무엇이 다른가
"세분된 위상(finer topology)"과 "거친 위상(coarser topology)"은 동일한 집합 $ X $ 위에 정의된 두 위상을 비교할 때 핵심적으로 등장하는 개념이다. 이 두 용어를 이해하면 위상 구조가 어떻게 달라지고, 그 차이가 함수의 연속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자연스럽게 파악할 수 있다.
- 세분된 위상
더 많은 열린 집합(open set)을 포함하는 위상을 말한다. 열린 집합의 종류가 풍부해질수록 위상은 더 세밀해지고 표현력도 늘어난다. - 거친 위상
열린 집합이 더 적은 위상으로, 구조가 단순하고 확인해야 할 조건도 적다.
간단한 예로 살펴보기
집합 \( X = \{a, b\} \) 위에 다음 두 위상을 정의해 보자.
- \( \tau_1 = \{\varnothing, \{a, b\}\} \): 공집합과 전체 집합만을 열린 집합으로 갖는 자명 위상이다.
- \( \tau_2 = \{\varnothing, \{a\}, \{a, b\}\} \): \( \{a\} \)가 추가로 열린 집합이 된다.
이 경우 \( \tau_2 \)는 \( \tau_1 \)보다 세분된 위상이다. 열린 집합이 더 많기 때문이다. 반대로 \( \tau_1 \)은 \( \tau_2 \)보다 거친 위상이다.
세분된 위상과 거친 위상에서의 연속성
거친 위상에서 연속인 함수는 세분된 위상에서도 연속이다. 그러나 그 반대는 항상 성립하지 않는다.
함수의 연속성은 치역의 열린 집합을 하나 선택해 그 역상(preimage)이 정의역에서 열린 집합인지 검사하는 방식으로 확인할 수 있다.
세분된 위상은 열린 집합의 종류가 많기 때문에 연속성을 확인할 때 검토해야 할 조건이 늘어난다. 반대로 거친 위상은 열린 집합이 적어 조건을 만족하기 쉬워진다.
따라서 함수가 거친 위상에서 연속이라면, 더 많은 열린 집합을 가진 세분된 위상에서도 자연스럽게 연속성을 만족한다.
그러나 세분된 위상에서 연속이라고 해서 거친 위상에서도 연속이 되는 것은 아니다. 거친 위상에서는 일부 역상이 열린 집합이 아닐 수 있기 때문이다.
예시 1: 상수 함수
앞서 정의한 두 위상을 다시 사용하자.
- 거친 위상: \( \tau_1 = \{\varnothing, \{a, b\}\} \)
- 세분된 위상: \( \tau_2 = \{\varnothing, \{a\}, \{b\}, \{a, b\}\} \)
함수 \( f : X \to Y \)를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.
$$ f(a)=1 $$ $$ f(b)=1 $$
이는 전형적인 상수 함수다.
세분된 위상에서 열린 집합들의 역상을 확인해 보면 모두 \( X \)에서 열린 집합이므로 \( f \)는 \( \tau_2 \)에서 연속이다.
그리고 이 조건을 만족한 함수는 거친 위상 \( \tau_1 \)에서도 자동으로 연속이다. 열린 집합이 적기 때문에 연속성 검증이 더 간단해진다.
예시 2: 상수 함수가 아닐 때
이번에는 다음과 같은 함수 \( g : X \to Y \)를 고려해 보자.
$$ g(a) = 1 $$ $$ g(b) = 2 $$
\( g \)는 세분된 위상 \( \tau_2 \)에서는 모든 열린 집합의 역상이 열린 집합이므로 연속이다.
그러나 거친 위상 \( \tau_1 \)에서는 문제가 발생한다. 예를 들어 열린 집합 \( \{1\} \)의 역상은 \( \{a\} \)인데, 이는 \( \tau_1 \)에서 열린 집합이 아니다.
따라서 \( g \)는 \( \tau_1 \)에서는 연속이 아니다.
정리
세분된 위상과 거친 위상은 열린 집합의 수와 구조적 복잡도에서 차이를 보인다. 이 차이는 함수의 연속성을 판정할 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. 거친 위상에서 연속이면 세분된 위상에서도 연속이지만, 그 반대는 일반적으로 성립하지 않는다.
이러한 비교는 위상 구조의 성질을 이해하고, 위상 간의 관계가 함수의 성질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파악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