거리 공간: 거리화 가능성과 위상동형사상

위상공간 \( X \)가 거리화 가능하고, 위상공간 \( Y \)가 \( X \)와 위상동형이라면 \( Y \) 역시 거리화 가능하다.

즉, 거리화 가능성(metrizability)은 위상동형사상에 의해 보존되는 위상적 성질이다.

다시 말해, 어떤 공간 \( X \)가 거리화 가능하다면 \( X \)와 위상동형인 모든 공간도 자동으로 거리화 가능하다.

따라서 어떤 공간 \( X \)가 이미 거리화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고, 다른 공간 \( Y \)가 \( X \)와 위상동형임을 증명했다면, \( Y \)를 위한 거리를 새롭게 구성할 필요는 없다. 두 공간이 위상동형이라는 사실만으로도 \( Y \)가 거리화 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.

왜 그럴까?

위상공간 \( X \)가 거리화 가능하다는 것은, \( X \)의 위상을 유도하는 거리 \( d \)가 존재한다는 뜻이다. 즉, \( X \)의 모든 위상적 성질을 하나의 거리로 표현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.

한편, 위상동형사상이란 두 위상공간 \( X \)와 \( Y \) 사이의 전단사 함수로서, 함수와 그 역함수가 모두 연속인 사상을 말한다. 이러한 사상은 공간의 위상 구조를 그대로 보존하므로, 위상동형인 두 공간은 본질적으로 동일한 위상적 구조를 갖는다.

이제 \( X \)의 위상을 유도하는 거리 \( d \)가 존재한다고 가정하자. 위상동형사상을 이용하면 \( X \)에 정의된 거리를 \( Y \)로 그대로 옮길 수 있으며, 이를 통해 \( Y \)의 위상을 유도하는 새로운 거리를 정의할 수 있다.

구체적으로, 위상동형사상 \( f : X \to Y \)가 주어졌다면 \( Y \) 위의 거리 \( \rho \)를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.

\[ \rho(y_1,y_2)=d\bigl(f^{-1}(y_1),f^{-1}(y_2)\bigr) \]

이렇게 정의한 \( \rho \)는 실제로 거리의 모든 공리를 만족하며, 동시에 \( Y \)의 원래 위상을 유도한다. 따라서 \( Y \) 역시 거리화 가능한 공간이 된다.

결국 핵심은 다음과 같다. 위상동형인 두 공간은 위상 구조가 동일하므로, 한 공간을 거리로 표현할 수 있다면 다른 공간도 같은 방식으로 거리화할 수 있다.

예제

유클리드 거리에 의해 표준위상이 주어진 실수직선 \( \mathbb{R} \)과 열린구간 \( (-1,1) \)을 살펴보자.

실수직선 \( \mathbb{R} \)은 다음과 같은 유클리드 거리로 거리화되는 대표적인 공간이다.

\[ d(x,y)=|x-y| \]

이제 함수

\[ f : \mathbb{R} \to (-1,1), \qquad f(x)=\frac{x}{\sqrt{1+x^2}} \]

를 정의하자.

이 함수는 실수직선 전체를 열린구간 \( (-1,1) \) 안으로 연속적으로 압축한다. 또한 전단사이며, 역함수

\[ f^{-1}(y)=\frac{y}{\sqrt{1-y^2}} \]

도 연속이므로 \( f \)는 위상동형사상이다.

위상동형사상은 위상 구조를 보존하므로, \( \mathbb{R} \)이 거리화 가능하다는 사실에서 \( (-1,1) \)도 거리화 가능하다는 결론이 곧바로 따라온다.

실제로 열린구간 \( (-1,1) \)은 유클리드 거리를 제한하여 얻은 거리로 거리화되는 공간이다.

이와 같은 원리는 이 예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. 일반적으로 어떤 공간이 거리화 가능하고 다른 공간이 그와 위상동형이라면, 두 번째 공간도 항상 거리화 가능하다.

 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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